호랑이 할아버지 어느 날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계훈제 선생 세 분의 통일 운동가가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골목 모퉁이에서 중고생 세넷이 담배 피웠어요 에익 이놈들! 백 선생이 호통쳤습니다 하늘이 찌르릉 울렸어요 아이 깜짝이야! 문 목사가 껄껄 웃고 계 선생이 아이들한테 다가가 담배 피우면 못써, 담배는 독약이야! 타일렀어요 아이들은 달아났어요 백 선생이 탄식처럼 한마디 했어요 저 녀석들 시대에는 통일이 와야 할 텐데. 김규동 / 창비어린이...
시 하나 읽고. 옮겨 써야지 했는데, 외우질 못했네. 책을 안 가져왔다는 말. 이번 창비 어린이에 김규동의 신작 두 편 실렸다. 좋더라. 문학 이란 게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짝사랑이나 해야지. 안에 있자니 답답하고, 멀어지면 그립고. 밤마다 방안에서는 책을 숙주로 기생하는 말들이 짖는다. 진실은 트위터 테스트다.......
hrnet에 스팸을 돌려버렸다. ㅠㅠ linkedin에 가입하면서 분명히 뭐 메일함에 있는 친구들에게 어쩌고 하기에 스킵했는데, 떡 하니 메일이 돌았다. hrnet만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메일을 주고받은 사람한테는 다 간 것 같아서 엄청나게 민망할 뿐이다. 아 아 아 고의가 아니었어요. 죄송해요. 조금 다행스러운 건 자기 소개란에 최성만 개새끼라고 쓰려다 말았다는 정도.......
기술적인 부분은 논외로 합니다. 조만간 홈페이지 빌더와 함께 다룰까 합니다. 웹은 실제로 정보 격차를 줄이고 소통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전제가 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국내 상황에 한정해서 보자면 시각장애가 없을 것, 마우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을 것 등등이 있겠습니다. 조금 사소한(?) 부분을 생각하자면, IE6 외의 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을 것 정도랄까요. 전제에서 중요한 건, 비장애인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927년 무성영화 The Student Prince in Old Heidelberg 누군가 10개로 나눠서 올려놨다. ㅋㅋ 재작년(벌써 재작년이네) 충무로 영화제 개막식 날 한옥마당에서 봤는데, 우하하 좋은 영화다! 야외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보는 영화라니! 게다가 늦여름 바람이 솔솔~~ 올린 이에게 복이 있으라~~......
새삼 참, 새해라니. 아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마저 공평하지 않구나. 이런 문제가 있었다. 어느 홈페이지에서, 댓글을 수정하면 새롭게 댓글이 등록되는 것이다. 1년 전에 만들어 놓은 홈페이지였고, 1년이 지나서야 확인했다. 그간 댓글 수정할 일이 없었으니. 그런데, 이 버그를 잡아보고자 이리저리 검색을 하는데, 아무도 이런 문제를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새로 설치다. 아 이 나보다 더 무식한 새끼들. 결국 찾았는데, 뭐든...
stopcrackdown.net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있다. 제로보드에서 그누보드로 바꿨고, 인코딩도 euc-kr에서 utf-8로 변경했다. 우선은 xhtml 1.1에 맞춰 작업하고 있는데, 지금 마구 시험해 보고 싶은 건 메타블로그 툴인 블로그라운지다. 블로그라운지는 날개툴을 다음세대재단에서 수정 배포하는 것인데, 재작년부터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설치만 한 번 해보고 말았는데, 그누보드와 블로그라운지를 연동해서 <이주노동자합법화를 위한 모...
강남 신사에서 집까지 10분이라니, 너무한다. 시속 140km쯤 되니 차에서 삐삐거리며 난리다. 기사는 그래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바이킹에 앉아 멀미를 꾸역꾸역 참는데, 누군가 '5분만 더!'라고 소리치면 이런 기분일까. 겨우 문자 한통 보냈을 뿐인데, 집이다. 총알택시도 만원전철도 싫다. 역시 자전거!......
출퇴근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소음차단용 헤드폰과 MP3 플레이어를 샀다. 행여나 소음유발자에 끼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으로 볼륨을 조절해 가며 음악을 듣는다. 헤드폰을 쓰면 요다가 된다. 지금 MP3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노래는 '딱지 따먹기'이다. 브로콜리 너마저를 선물 받았고, flac으로 변환해 넣었다. ‘엄마 쟤 흙먹어’와 ‘ 저 여자 눈 좀 봐’, ‘브로콜리 너마저’중에서 밴드명을 고민했다는데 어떤 밴드명이었든 재밌었겠다. 만약...
기타노 다케시의 <돌스>에서 귤을 미끼로 쓴 낚싯줄에서 고기가 입질을 하는 장면이 있다. 사랑은 아무도 돌보지 않던 우연으로, 얼토당토않은 것들을 이유로 진동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랑의 사실적인 핵심은 우발적이다. 엄청난 우연이 그와 그의 연인을 묶지 않았던가? 여기에서부터 거꾸로 가야 한다. 그러자면 그가 선택한 기억에서, 선택해서 남겨둔 기억에서 ‘추억’이라고 불릴만한 것들을 끄집어야 한다. 추억에도 속도라는 것이 있다며 그는 ...
러브콜을 받는다는 건 자신의 가치에 대한 부름이다. 그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게 되는 것. 그가 백화점의 일류 고객이어서 바겐세일 전에 이득을 챙기는 것이든, ‘꼭 당신이어야 해요. 당신이 아니면 안 돼요.’라는 간곡함으로 어떤 소임을 수행하는 것이든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의 대상에게 무엇인가를 헌정하는 실제적인, 내적인 온갖 몸짓’ 롤랑 바르트는 이것을 ‘헌사(dédicace)’라고 말한다. ‘러브콜’은 ‘사랑’의 자리를 교묘하게 ...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고는 이 책 어디에 밑줄을 그었을까 들춰본다. 짚이는 대로 빼어 든 게 배수아의 <독학자>이다. 독학자라니, 이왕이면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정도가 손에 잡혔으면 줄거리만 가지고도 충분한 이바구가 됐을 걸. 한 때는 책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면서 밑줄 긋기를 꺼렸다. 그냥저냥 낙서로 여겼을 뿐이며 어떤 밑줄은 넘어오지 말라는 선으로 다가와 그쯤에서 책을 덥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헌책방을...
나도 아름다운 얘기든 근사한 말이든 써 재끼고 싶다. 허우적대는 분노가 그치면 녹색 색연필을 쥐고 또박또박 써나갈 게다. ‘이런 꿈을 꾸었다.......’로 시작하는. 그 꿈을 쓰는 날이면 손바닥에 별이 그려진 날과 손바닥에 별을 그린 날에 대해서, 배드민턴과 맞잡은 손가락 마디마디 바람이 지나던 때, 그 바람을 강풍이라고 고집하던 시간을 일러주겠다. 그 소소함이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면서.......
이런 저열함. ‘여성주의’는 떼고 앞으로 기본만 말해야 한다. 그게 ‘여성주의’와 서로에 대한 예의이다. 그의 입에서 피스 피스 할 때마다 날 선 조각들이 튀어나와 누군가를 베고 있을 것만 같다. 도서출판 일다를 독자들에게 아무런 공지 없이 없애는 건 경우가 아니다는 글이 트래픽의 상위이다. 누가 왔다 갔는지는 알 바 없지만, 그 후에 도서출판 일다가 새롭게 링크됐다. 어쩌다 실수로 빠지거나 링크가 끊긴 게 아니라 없앴다가 다시 넣은 것이다. ...
참을 수 없는 것, 이라고 써놓고 내내 딴 짓이다. 내게 참을 수 없는 것은 뭐가 있을까. 재미없는 책? 오토바이 소음? 버스에서 누군가의 통화로 낯모르는 이의 한 생애를 줄줄 꾀게 되는 상황? 마감을 초 앞에 둔 글쓰기조차도 곧 원고지 몇 장을 채우고는 덮을 테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이 정도는 이전 직장의 그들보다는 훨씬 참을 만하다. 오래 담아둔 이야기가 있다. 하룻밤을 푹 자도 잊히지 않고, 한 달이 지나도, 반년이 훌쩍 넘어도 가...
중요한 자료는 mht로 저장하곤 해요. 여성주의 저널 일다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올 초 일다에 문제 제기를 했던 자게의 글이 없어졌고, 나중에 data.ildaro.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조차도 없어졌더군요. 게다가 도서출판 일다 사이트(book.ildaro.com)를 아무런 공지 없이 없애버린 건 독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에요. 작년에 일다 출판호프를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와서 도운 건 다음 책을 기다리는 마음에서였을 거예요. 그...
옛 노트를 뒤적이다 알아볼 수 없는 글씨들 모서리마다 옹색한 모습으로, 휑한 여백에 밀려 벌레처럼 꾸물거린다 먼데서부터 가까워지는, 시간은 관통하지 못하고 박혀 있지 거기 둔 마음 하나 비가와, 이유 없이 빗방울이 창을 치는데 다급히 문을 열어달라는 신호 같아, 창을 연다 방바닥에 낭자한 빗물을 보며 아 하고, 막막해진 눈길 가만히 둔 마음 하나 마침표 하나.......
김승희는 『왼손을 위한 협주곡』 자서에서 ‘죽은 사람은 하나의 不在가 아니라 무수한 遍在’라고 말한다. 사진에 대해 얘기하면서 죽음을 꺼내는 게 뜬금없어도 이 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사진’이다. 죽음 혹은 사라진 것들, 기억에서 망각된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은 고통과 찌름으로 연속된 사물들이다. 우리의 마음을 떠난 것을 기억하는 것은 사물이다. 사물은 차츰 기억을 떠올리고 그 안에 투영된 마음까지도 형상화하곤 한다. 그것은 바르트가...
틈만 있으면 어디든 숨을 곳 다른 책장에 숨었다가 풍아~ 부르면 고개를 배꼼 책도 보고 겸사 들어갈 곳도 찾고 그러다가 한참을 찾아 헤매게 한 책장 아래 만 하루를 지내고부터 방을 이리저리 뛰놀며 휴지통과 씨름도 하고 쥐돌이 냄새를 쫓고 캣타워에 서서 심심해하더니 캣타워를 오르며 나를 좀 봐달라고 이제는 자던 메이마저 깨우고 메이의 하악질에 그게 뭐 혼날 일이냐는 표정으로 복수를 다짐하고 덤벼보지만 땅을 치며 항복 항복 속았지 하며 한 방 날리...
금요일까지 함께 있을 아깽이. 태풍 갈매기에 업어왔다고 태풍이로 부르기로 했다. 그 많은 비를 혼자서 쫄딱 맞는 걸 콩이 데려왔다. 한가한(감사할 때가) 내가 며칠 맞기로 했다. 이쁜 태비이다. 사내이고 꼬리 끝이 약간 휘었다. 무엇보다 이 억울한 눈빛, 사랑스러워. 아롬과 메이는 멀리서 코를 킁킁거리며 태풍의 냄새를 쫓고 있다.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며 삼각편대로 가만히 서로 바라만 보고 있다. 우리 돼냥이들 틈에 있으니 더더욱 작아 보인다....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일정은 열흘을 잡고 있지만, 더 길어질지 한 사흘 만에 죄다 팽개치고 돌아올지 모르겠다. 걸리는 한 가지는 디디홍진의 결혼인데 부디 갈 수 있기를! 부산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여유가 되면 남도를 돌 생각이다. 계획은 이게 다다. 패니어에 짐을 다 실을 수가 없어 트레일러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을 뒤져 무려 25만 원이나 하는 트레일러로 마음을 굳히고 판매자와 통화를 했다. 재고가 없으니 본인 것을 빌려주겠다고...
아이야,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섬 하나쯤은 품고 있대. 거기에선 비밀이 자란대, 비밀이 마음보다 커져 마음을 삼키는 날이면, 무거운 해를 이고 가는 이를 만나게 될 거야. 그러면 그에게 바람이 어디서 불어 오냐고 물어보렴. 물고기가 헤엄쳐 가는 곳, 구름보다 먼저 보낸 마음이 닿은 곳. 그곳에다 비밀을 묻고 안녕하고 말하렴. 손을 흔들어도 좋고, 고개를 숙여도 좋아, 그래도 안녕이라는 말을 잊어선 안 돼. 천천히 싹이 돋고 구름보다 크게 줄...
가만히 움직이는 것들, 가만히 흩어지다 쌓이다 헐겁게 덩이진다. 고양이들처럼, 덩이진 것들을 신기한 양 굴리며 놀 수 없다면 내비두는 수밖에. 중력 없이 떠다니다 중력으로 엉키고. 그렇게 생각일랑 떠다니든 말든, 마음 가는대로 몸도 가다, 마음이 닿으면 어쩔 수 없고 마음이 다해도 어쩔 수 없고.......
주말 동안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하고 있다. 되돌려도 똑같다. 나를 안다. 일하고 싶지 않다. 빌어먹고 싶다. 자전거를 정비했다. 타이어를 바꿨다. 산은 도통 가지 않았다. 학교 가는 날은 뒷산이라도 돌았다. 날마다 출퇴근만 하고 있다. 슬릭타이어로 바꿨다. 출근길이 5분 단축됐다. 기쁘지 않다. 천천히 페달을 밟고. 마실 돌듯 타고 싶다. 행복하지 않다. 재미없다. 귀.찮.다. 귀걸이를 잃어...
어제, 네 번째 마이그런츠 아리랑 사진이에요. 작년에는 그래도 몇 발짝이라도 움직이며 찍었는데, 올해는 핫케이크만 굽다가 퍼뜩, 사진이나 찍자는 생각에 꿈쩍도 안 하고 찍은 사진들입니다. 엄마들이 아무리 가자고 달래도 아이들은 핫케이크 먹겠다고 꿈쩍 않고 기다리더군요. '저요~! 저도 먹을 거예요!'라고 손까지 들어주며 기다려 준 아이들을 위해 기쁜 맴으로 열심히 구웠어요. ㅎ 덕분에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이 몇 장 있어요. 전날 희망무역페...
여성주의저널 일다를 떠나며, 일다의 변화를 촉구한다에 대한 일다 편집진 답변은 일다 자유게시판 - 독자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다 자유게시판 - 일다 편집진에게 재촉구한다 ------- 일다 편집진에게 반인권적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변화의 노력을 보일 것을 재촉구합니다. 편집진의 답변은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편집진은 반인권적, 반여성적 발언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이, 취재 기자 4인이 대외적으로 제기한 문제를 낯깎...
여성주의저널 일다를 떠나며, 일다의 변화를 촉구한다 여성주의저널 일다와 더는 함께할 수 없어 유감스럽습니다. 1월 15일 부로 김영선(나루), 나윤, 부깽, 조이승미 등 취재기자 4인은 여성주의저널 일다를 떠납니다. 취재기자 4인은 일다 내부의 운영방식과 소통구조가 일다가 지향하는 여성주의에 반(反)한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일다에 변화가 꼭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이에 일다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일다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
일다에서 이번에 책을 냅니다. 『나, 독립한다』는 제목으로 여성의 변화와 독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 번 무쟈게 읽었는데도 감동이 탄탄합니다. 다음 주 즘에 출간될 듯싶어요. 네, 사주세요. 저도 삽니다. 쿨럭. 이렇게 책을 낸 고로,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일일호프를 합니다. 채식안주도 푸짐하고, 볼 것도 많고, 지은이들과의 만남도 있어요. 여하튼, 제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티켓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그래야만 할당(?)...
『황금 노트북』은 안나 울프(Anna Wulf)에 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안나가 쓰는 이야기이다. 소설은 주인공이자 작가이면서 동시에 서술자의 역할을 하는 안나 울프의 의식세계를 파헤치고 있다. 안나의 의식은 ‘검정 노트북’, ‘빨간 노트북’, ‘노란 노트북’, ‘파란 노트북’ 네 권의 노트북과 내부의 ‘황금 노트북’ 그리고 ‘자유로운 여자들’간의 시공간을 오가며 전개된다. 처음 네 권의 노트북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안나의 여러 국면을 반영하...
아롬과 메이의 꼭 붙어 자는 모습들이에요. 주로 요렇구롱 자곤 해요. 오디 가지마 메이~ 의도하지 않은 책이 꽂혀있네요. ㅎ 사랑~ 찰칵 챀칵 소리에 '뭐니앙~' 하는 아롬과 메이 아롬언니 넘 좋아~~ 곁에 있어서 행복해~ 선명했던 메이의 눈이 요렇게 짜부라졌네요. 언니 숨 막혀~ 하는 듯이.......
『바람의 열두 방향』에 실린 단편 ‘겨울의 왕’은 『어둠의 왼손』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이다. 어슐러 르귄은 『어둠의 왼손』에서 게센인-양성인간을 시종일관 남성형(he)으로 씀으로써 많은 페미니스트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 어슐러 르귄은 『바람의 열두 방향』에서 ‘겨울의 왕’을 개정하고, he로 표기됐던 양성인간-게센인을 칭하는 보통명사를 모두 she로 바꾼다. he가 she로 변하면서 어떤 아이의 아버지는 she가 되는 식으로, 여/남이라는 ...
메이는 2007년 5월 31일생이랍니다. 이제 4개월이 조금 못 됐죠. 집에는 16일에 왔으니 이제 열흘이 됐네요. 이틀 정도는 아롬과 하악질을 하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곤 했는데, 사흘째부터는 아롬과 함께 우다다 대마왕이 됐답니다. 이 새벽에도 둘은 서로 뛰노느라 정신이 없어요. 싸우는 건지 노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캣트랏(cat trot)이라고 해야 하나, 등을 곧추세우고 꼬리의 털을 있는 힘껏 세운 다음 옆으로 걷는 것 있죠? 서로 ...
아롬이 자신의 사진을 보고 니아아옹~ 하고 길게 울었어요. 아마도 반겨서 고맙다는 말인가 봅니다. 아롬인 혼자서도 잘 놀아요. 좀 더 사진을 잘 찍었다면 훨씬 이쁜 모습을 담았을 텐데 움직임을 쫓는 게 만만치 않네요. 얼마 안 돼서부터 자는 동안 얼굴에 그루밍을 해주는 냥이가 흔치 않다던데, 아롬인 발가락을 깨물다 지치면 얼굴로 와서 따끔거릴 때까지 그루밍을 하곤 해요. 거의 알람모드입니다. 그럴 땐 십중팔구 밥그릇이 비었답니다. 포토샵 처리를...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냥이 인데 이름은 아롬이에요. 아톰 동생 아롬,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지었는데, 아롬이라는 이름을 따라가는지 대단히 똥꼬발랄합니다. 날마다 그악스럽게 놀아요. 우다다를 쉴 새 없이 하루에 열댓 번은 하는 것 같아요. 처음 온 날도 보통 냥이들은 하루 정도 적응 기간을 가지며 탐색을 한다는데, 바로 오댕꼬치에 홀려서 마구마구 신나게 놀더군요. 만지기만 하면 그르릉 거리는 게 접대묘 수준입니다. 다른 종에 대한...
http://blog.naver.com/www_kjeoh/30007515561 http://antimine.kr/archives/소리_내어_시를_읽다/ 뭐 이런 우스운 경우가 있나, 남의 일기를 가져다가 제목만 바꿔서 제가 쓴 양 옮겨 놓는 것이라니. 게다가 멋대로 굵은 글씨 표기는 뭐야. 앙. 무엇보다 저 느글느글 한 사진.......
사무실을 나와 씨네 큐브에서 스파이더 릴리를 보고, 교보에 들렀다. 오선지 노트를 한 권 사고 아티스트 웨이를 들춰보다가 퍼뜩 술을 마시면 어떨까란 생각에 홍대로 갔다. 스트레인지 프룻엔 못 보던 강아지가 있다. 씨껍한 눈빛으로 사람을 경계하는 게 퍽 애처롭다. 녀석은 쓰다듬으려면 한 발 주춤 물러나곤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손을 내밀면 녀석도 손을 내민다.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다. 안고 싶어서 양손을 내밀었는데, 그만 손가락을 문다. 뭔가...
지난 6월 29일 집시법 불복종 2차 비신고집회 사진들입니다. 진보블로그 헌법21조를 지켜라에 올리려고 했는데, 누군가 말씀하셨던 아이디와 비번으로 로그인이 되지 않더군요. 꼴사나운 꿈에서 깨어 잠을 좀 미루자며 사진을 리사이즈 했네요. 귀신 분장 사진을 자세히 보니 섬뜩하군요. 한미FTA 못 막아서 처녀 귀신들 한이 사그라지지 않으면 온통 꿈을 헤집을 것 같아요. ㅋ 경찰폭력 감시단 사진도 몇 장 첨부합니다.......
가위를 눌렸다가 깼다. 어지간하면 그냥 잘 터였을 텐데 거기서 울음이 끊이질 않는다. 꿈에 김승희 할아버지란 사람이 나왔고, 그는 죽은 아이들을 조각하고 있다. 그 조각 물을 보면서부터 가슴이 미어지고 밖으로 신음도 새지 않는 통곡이 계속 됐다. 엎드려 몸을 움츠리고 있던 내게 누군가 와서 등을 토닥여 줬으면 하고 생각하자 방바닥에서 똑똑하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래층 벽에서 천장을 두드리는 것이다. 문을 열어달라는데, 방바닥 어디에도 문이 없...
며칠 꿈들이 사납다.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는데, 기괴한 것은 항상 겨울이고 어린 시절의 나와 가족, 그리고 다 커버린 내가 함께 나온다. 그 겨울엔 초록색 눈이 내린다. 그 겨울엔 아빠가 있고 여전히 무서운 사람이다. 다 큰 내가 그에게 덤비는데 그는 헐크로 변한다. 헐크도 초록색이다. 어린 나만큼이나 어느 날 갑자기 몸땡이만 커져 버린 내가 불쌍하게 쥐어터진다. 그러다 눈이 떠진다. 꿈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꿈에서조차 이기지...
세 번째 마이그런트 아리랑이 있었어요. 첫해에는 시청 앞에서 말없이 부스 차렸다가 쫓겨났었고, 작년에는 맑은 하늘만 바라보다 말았고, 올해엔 해껏까지 진이 빠지도록 부스를 지켰어요. 그나마 여러 명이 함께해서 수월했죠. 그래도! 더운 건 정말 못 참겠어요. 추운 건 괜찮으냐고 묻던데 역시 질색입니다. 네 결론은 못 된 거라더군요. 여하튼 더워서 앉아 있는 것도 시뜻하고, 조오기 그늘진 자활 부스에 행짜부리고 싶은 맴을 꾹꾹 눌러가며 붙박이로 있...
책의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그 주변의 이야기를 양념으로 얹는다면 더 흥미진진해지기도 하다. 얼마 전 누군가 사드의 『Histoire de Juliette, ou les prospérités du vice 쥘리에트 이야기, 또는 악덕의 번영』을 빌려 달라고 해서 오만 책장을 다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Justine ou Les malheurs de la vertu 쥐스틴느, 또는 미덕의 불행』을 잘못 생각해서 가지고 있다고 한 것인지...
남도 여행을 못내 아쉬워하던 찌끄레기팀은 합정에서 강화도까지 다녀올 계획이었다. 여기저기 오만 곶에 소문을 내며 부러움을 자아내고, 비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비가와도 간다!!!’라는 문자 결의를 다졌건만! 그랬는데 약속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매닉 뿐이라지. 비가 옴팡 퍼부을 것 같은 날씨를 핑계로 노원역까지만 가는 걸로 계획을 틀었다. 반포대교에서 로버트와 미친꽃을 만나 정말 천천히 여유롭게 매닉네까지 고고 싱. 참고로 합정에서 매닉네까지는 32...
혹시한테 전화가 왔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인데, 필요한 책이 있으면 찾아보겠다고. 아 흑, 이 말을 덧붙였다. 술 못 마시는 사람 앞에 양주를 갖다놓은 꼴이라고. 아 아 아 보수동이 가직했다면 주성(酒聖)을 넘어서 열반주(涅槃酒)에 들어도 좋으련만. 오늘같이 끄느름한 날도 거침없이 신났을 텐데. 보수동 헌책방골목의 역사는 반세기를 훌쩍 넘었다. 지금의 국제시장 터였나, 광복 직후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 들을 가지고 난전을 벌이면서부터다. 그...
카스퍼스키가 이번 VIRUS.GR의 바이러스 테스트 결과에서도 최고를 차지했다. 내 10년도 더 된 데탑(펜티엄-3 733/램 256)에 카스퍼스키를 설치했다가, 아예 부팅이 안 돼 겨우겨우 안전모드에서 삭제한 적이 있었다. 램 때문일까 싶어 회사에서 램을 업어다가 512로 만들었건만 여전히 버벅 대기는 마찬가지. 그때의 삽질을 생각하며 셀러론 1.2G(램 1.5) 사양의 노트북에 깔아도 될지 고민을 조금 하다가 ‘안 되면 민다’란 생각으로 후...
지난 2월 정부는 ‘비전2030-인적자원활용 2+5전략’을 발표했다. 현재보다 2년 빨리 일을 시작하고, 퇴직 시점은 5년 더 늦추겠다는 방안이다. 비전2030의 핵심은 병역제도 개선방안에 있다.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부과하여 현역 복무기간을 6개월 단축하고, 유급지원병제 등을 도입하는 식으로 대체복무제(전환복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 사회복무제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병역 면제 대상이었던 5급자(제2국민역)도 사회서비스 분야에 의무적...
사진 몇 장 올려요. ‘어! 저건 누가 봐도 나란 걸 알 수 있어.’라는 사진은 건너뛰려고 했으나, 이래도 저래도 알 사람은 다 알겠다는 생각에 그냥 올려요. 지웠으면 하는 사진은 옆구리를 찔러주세요. 바로 내리도록 할게요. 모처럼 즐거운 집회였어요. 딱 정해진 순서로 어디어디 무슨 짱이 나와서 마이크를 쥔 게 아니라, 누구나 글로 몸으로 혹은 목소리로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즐거운 난장이었어요. 그나저나 경찰에서 오늘 집회가 선전전 수준이라서 ...
모처럼 mwtv2주년 파티에서 작은대안무역을 함께 했어요. 내내 정신없이 핫케이크를 만들고 작은대안무역 부스는 몰라라 사진을 찍고는 했네요. 여전히 Stop! Crackdown / 강제추방반대 핫케이크는 인기 절정이었습니다. 채식하는 분들을 위해 달걀과 우유를 넣지 않은 핫케이크도 만들었는데, 아 정작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일찍 가버렸어요. 약골 말대로 다음엔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서 아무나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만들어 봐야겠어요. 아프리카 ...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이 첫 방송을 한 지 벌써 2년이 됐네요. 마붑이 재밌는 2주년을 파티를 준비한다고 무쟈게 힘주며 말했으니 신나는 난장이 벌어지겠죠. 4월 14일 토요일 6시부터 연세대 푸른샘에서 열립니다. 이에 맞춰서 작은대안무역도 드디어 시작합니다. 주로 지난 작품들이지만, 대신 엄청나게 싸게 판매한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리고 추억의 강제추방반대 핫케이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 많은 분을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깐 연구실에 딱딱한 나무 의자가 있고, 그곳에 방석을 얹고 정자세로 앉아 멀뚱멀뚱 벽을 쳐다보는데, 후배가 지나는 말로 1사분기라는 말을 했다. 고개를 돌릴 수 없어서 종아리에 힘을 주고 책상에 손을 집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몸을 돌려 녀석을 봤다. 갑자기 왜 저러나 싶은 그의 생게망게한 표정을 몰라라 내가 조알거린 말은 “자전거 타고 싶어.”였다. ‘오늘은 꼭 자전거를 타야지’하며 내심 그루박는데, 후배가 “제대로 앉지도 못 하잖아요....
MovableType 3.3부터는 Tag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있습니다만 멀티 블로그를 이용하는 경우는 각각의 블로그에 생성된 태그를 한 번에 보일 수 있는 플러그인 같은 게 없습니다. 가령 이 블로그는 메인블로그와 photo블로그, guestbook블로그 이렇게 세 개의 블로그를 생성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 특성상 guestbook은 태그 같은 게 필요 없지만 메인블로그와 photo 블로그는 공통된 태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여러 블로그에...
webSSearchy는 무버블타입 최강의 플러그인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뭐시냐면 구글 야후 네이버 테크노라티 등등의 검색사이트에서 공개한 API를 가지고 엔트리 내에서 관련된 글을 확장해서 볼 수 있는 플러그인입니다. MovableType 3.34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요거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그간 깔아 논 모듈을 버려가며 서버를 옮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TAG 바로 아래 부분에 있는 관련 글 keyword ...
Movabletype AJAX Search에서 찾기 결과를 close button을 이용해 닫는 팁입니다. 오른 쪽 위의 >> ajax search를 통해서 뭐 하자는 것인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검색어를 입력해 보심 됩니다. 좋다고 계속 했다간, 스패머로 간주하고 Error를 큼지막하게 뱉어냅니다. 원문은 Movable Type AJAX Search에서 한글 설명은 무버블타입 AJAX search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
도메인 변경합니다. 기존의 antimine.pe.kr에서 antimine.kr로 바뀝니다. rss주소도 바뀌게 됩니다. 구독 하는 주소에서 pe를 빼면 됩니다. antimine.kr/index.xml 이런 식이 됩니다. 곧, 새로운 주소를 링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이런 저런 이유로 또다시 엄한 글들이 피드 될 수도 있고, 링크가 끊길 수 있습니다. 별 개의치는 않지만, 뭔가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코멘트 부탁합니다.......
그러니깐, 아직 매직스트레이트 같은 게 없던 날들이다. 동생이 파마를 했다. 갑자기 웬 파마냐면, 빠마링크와 퍼머링크를 읽다가 애먼 기억이 알은체하기에 가로새는 게다. 곱슬머리에게 찰랑찰랑 생머리는 매력적이고 유혹적일 때가 있다. 오늘처럼 부슬부슬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머리카락이 푸석푸석 꼬이면서, 마음까지 꼬이기 일쑤니 말이다. 동생은 대학 입학식 전후로 해서 파마를 했을 게다. 좋아라하며 과 동기들을 만나러 간 날, 주위의 시선은 윤기 흐르...
기억들이 멀찍해지면서 두고 간 것은 맞추려 해도 좀처럼 맞지 않은 아긋한 조각들 만이다. 꼬맹이였을 적이다. 난 일곱, 동생은 겨우 네 살, 이었을까, 서로 수박을 조금 더 집어 먹으려고 했는지, 삶은 달걀을 꾸역거렸는지, 왜 배가 아팠는지 이제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그랬다 치는 수밖에 없다. 마당 구석에는 뒷간이 있었고, 오줌이라도 쌀라 치면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등골이 쭈뼛하며 햇빛 밝은 날에도 볕 따뜻한 날에도 좀처럼 환하지 않은 곳이었...
MovableType에서 연간 아카이브 목록을 뽑아내는 팁입니다. 이 페이지의 오른 쪽 메뉴를 보면, Yearly Archives 가 있습니다. 클릭 해 보면 연도별 아카이브 생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실상 이곳처럼 어쩌다 블로깅하는 곳에서는 있으나마나지만, 끊임없이 포스팅을 멈추지 않는 곳에서는 퍽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3가지 플러그인이 필요합니다. ArchiveDateHeader.pl archiveload.pl archiveyear.p...
openid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한글 사이트에서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보통 openid의 단점으로 저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피싱문제와 긴 url이 표현 되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긴 url표시는 다음 방법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MovableType에서는 자신의 서버를 openid로 이용할 수 있는 plugin이 있습니다. 이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openid 로그인 시 리디렉션 되는 곳은 자신의 무버블타입의 로그인 화면입니...
MovableType에서 랜덤엔트리를 보여주는 팁입니다. php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글 목록을 뽑아 낼 수 있는 블로그툴이라면 어디서나 적용가능하리라 봅니다. 무버블타입에는 원래 MTRandomEntries plugin이 있습니다만, 인덱스 페이지가 리빌드 되야지만, 랜덤이 동작을 합니다. 말하자면 새 글을 올렸거나 누군가 코멘트를 남겼거나 트랙백을 받았을 때만 랜덤하니 이곳처럼 세 가지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는 무용지물인 플러그인입니...
MovableType은 XHTML 1.0 Transitional에 맞춰져 있는데 이것을 XHTML 1.1로 바꾸려면 코멘트 템플릿에서 form 부분을 수정해야 합니다. XHTML 1.0 Strict 부터는 form 속성에서 id만 유효하고 name이 없어졌는데 MovableType은 name값을 가지고 모든 것을 처리 합니다. 이 name을 id로 바꿨을 때, MovableType에서 쿠키를 읽어 들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제 경...
무버블타입 3.34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스킨을 바꿨고, 모든 페이지를 xhtml 1.1에 맞도록 수정 했습니다만 여전히 MIME 형식은 text/html입니다. 조만간 application/xhtml+xml로 변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지쳐서 photo blog는 버그고 뭐고 당분간은 내비 두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우선 새롭게 Movabletype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무버블 이용자가 거의 없...
여성해방운동의 성서로 불렸던 『여성과 노동』의 작가 올리브 슈라이너(1855~1920)는 “나는 너무도 지쳐 있고, 미래가 오기도 전에 미래에도 지쳐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에 한번이라도 고개가 끄덕여졌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위안이다. 그가 21세기를 살았더라도 저 마음이 바뀌었을까 싶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디스토피아로만 단정 짓고 미리부터 끔찍해 할 필요는 없다.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은 SF(Scienc...
근 6개월 동안 MT에 손을 놓고 있다가 포토블로그에 대한 질문으로 이제야 정리해 보는 거라 상당히 미흡합니다. 아래 기능에 대한 링크와 자세한 설명은 차츰 보충해 나가겠습니다. 기존에 포토블로그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썸네일 생성을 따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포토 앨범이라기보다는 사진이 들어가 있는 로그의 형태에 가까웠습니다. 바꾸는 김에 썸네일 자동생성, 카테고리를 지정해서 독립된 앨범처럼 보이고 사진의 EXIF 정보를 기본적으로 출력되...
여름이 끝나간다. 마음도 따라간다. 너는 아니? 내 어린 꿈은 섣달 그믐달을 동아줄로 둘둘 감아 한 줄 길게 늘여 애비의 목을 다는 것이다. 켁켁켁켁 숨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이 불어야 한다.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몸뚱어리를 따라 차갑게 식은 심장이 뎅뎅뎅 울어야 한다. 그러면 나는 "밤에는 모두 잠을 잡시다. 꼭 잠을 자야 합니다." 외치며 새벽에 멀뚱멀뚱 깨어서 이지랄을 않고 몸뚱어리 옆에 몸뚱어리를 두고 곤한 ...
dear friends. I am crying and shaking from head to toe with rage and grief. so forgive me for sending this. But everyone should know what is happening in lebanon. And this will not happen through the mainstream corporate media. the following message ...
어느 대학에 걸린 현수막이다. 마땅히 축하 받고 축하할 수 있는 일이지만 “준비된 며느리”라고 칭할 때, 한 개인의 다양한 역사와 정체성은 생략되고 없다. 그 과정에서 주체로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소멸되고 만다. 소멸된 개인으로서의 여성은 뜬금없이 ‘결혼’을 통해 ‘아내’이거나 ‘며느리’거나 ‘어머니’가 되는 것으로 사회에 귀속된다. 임용고시에 합격한 전문직 여성이면서도 “준비된 며느리”로 한정 지어지는 것은 여성이 이 사회에서 ‘...
말하자면 '하이서울페스티벌' 같았다. 다들 혹시 남몰래 빡신 전야제를 치르고 온 겔 까, 대체 워디서? 분위기는 앰프와 마이크 소리만 쩌렁하고 전반적으로 푸욱 가라앉았다. 무대의 영향이 큰 건가? 지난 노동자대회 때 붉어졌던 문제로 문화패와 민주노총이 담쌓은 건지, 그간에 어쩐 일이 더 있었는지 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수도권 문화패는 무대에 안 섰다. 우리나라, 희망새 등등이 합창을 하긴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나와서 ‘일하는... 아빠 사...
오늘 홍대 공중캠프에서 작은대안무역이 열려요. 방글라데시에서 새로 보내온 옷들과 이쁜 액세서리 등등을 만 날 수 있답니다. 갑자기 한 사진 작업이라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예뻐요. 옷 마다 디자이너와 만든 이가 표시 돼있고, 하나하나 직접 염색하고 손바느질한 작품들이에요. 작은대안무역의 옷들도 구경하시고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만들어 가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방송 1주년도 축하해주세요.......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 1주년 기념파티가 있습니다. 약도를 보면 대강 어디쯤이라 짐작하시겠지만 홍대전철역보다는 신촌전철역에서 걸어오시는 게 조금 더 빠릅니다. 7011, 271 버스를 이용하신다면 산울림 소극장 앞에서 내리면 됩니다. 뭐시냐 고기 집들 쭉 늘어진 기찻길 있죠? 바로 그 라인입니다. 드.디.어. 작은대안무역도 오랜 겨울 방학을 끝내고 기지개를 켭니다. 바깥 활동이 없는 동안 서로 많은 고민을 나눴는데 그 고민들이 ...
오늘 몇몇이 청주 보호소 아노아르 면회를 가기로 했다가 사정상 다음으로 미뤘었다. 그러던 차에 아노아르가 풀려난다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목동으로 갔다. 지난해 5월 14일 강제연행 되고나서 지금까지 보호소 감금으로 건강이 심하게 나빠져 보호해제 된 것이다. 그가 있던 청주외국인보호소는 청주교도소의 한 부분이다. 말이 보호소이지 실제로 감옥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출입국 관리법은 구금된 미등록 이주자들의 보호소 감금을 20일을 넘지 않게끔 ...
힘들게 업그레이드를 끝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플러그인에 대해서 체크를 끝냈고, 3.2한글화 작업, 스팸코멘트/트랙백 방지는 MT 3.2 한글 플러그인 에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역시나 가장 어려웠던 것은 3.2 중첩코멘트인데, 해결은 했다지만 뭐가 문제였는지도 뭘 어찌해서 갑자기 잘 되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잘 된다 얼쑤. MT 3.2를 이용하면서 중첩코멘트를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가 4개 정도 되는데 이 질문을 해도 답도 없고 메일...
어쩌다 버스를 타는데 버스 안에서는 책을 읽자면 멀미가 나서 바깥구경을 하는 게 다다. 그러다 오늘은 버스에 탄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인다. 여느 때처럼 멀뚱거리며 시선을 창가에 두고 내려야 할 정류소를 헤아리는데 어느 남자와 여자가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그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출발하고 있다. 남자는 버스가 흔들리니 위의 손잡이를 잡아가며 뒤쪽으로 온다. 여자는 그를 뒤따라오면서 잡았다가 놓은 손잡이에 머리를 부딪친다. 한 번, 두 번, 세...
4 이 꿈에서 저 꿈으로 마음은 옷을 벗고 늙은 살 늙은 말(馬) 아아 병이 올 것 같아 기어갈 힘이 없어 따뜻한 무덤 속에 들어가 감기가 들면 감기약을 먹고 누군가 죽으면 부의금을 내리라 5 아무도 없다 누구나 가 버린다 그리고 참으로 알 수 없는 날에 나는 또 다시 치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고, 가리라 저 앞 허공에 빛나는 칼날 내 눈물의 단두대를 향하여 아픔이 아픔을 몰아내고 죽음으로 죽음을 벨 때까지 마침내 뿜어오르는 내 피가 너희의 잔에...
동계현장 활동투쟁의 마지막 날 출입국 앞 집회에 다녀왔어요. 이주노조를 비롯한 전철연 전해투 학습지노조 성진애드컴 등등 많은 연대단위 분들이 모였고,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그보다 늦게 집회가 시작돼서 주욱 함께 할 수 있었네요. 오늘 집회 중에 몇 가지 당황하게 하는 일이 있었는데 출입국 관리소장의 차가 나가겠다고 집회대열의 한쪽 길을 비키라는 데서 시작됐어요.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한 것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출입국소장차가 나가겠다고 비키라니...
'허거프다'는 '허전하고 어이가 없다'는 뜻이다. '허전하다'는 '서운하고 텅 빈 느낌이 있다'는 말이고, 다시 '어이'는 '어처구니'를 뜻한다. '어처구니'는 '맷돌 손잡이'의 다른 말이기도 한데 맷돌을 돌리려는데 손잡이가 없으면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마구잡이로 뒤섞인 기억이라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허거프다'를 좀 더 길게 풀어보면 '서운하고 텅 빈 느낌에 어처구니가 없다'란 뜻이 된다. '헤프다', '슬프다', '어설프다...
미래를 향해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을까? 그것이 설사 디스토피아 일지라도 말이다. 『화성 연대기』를 읽어가는 것은 미래를 찾아가는 것이고 과학이 골렘으로 변한 날들과 대면하게 되는 과정이다. 미래가 암암한 과거의 기억처럼 오다 어느 순간에 아긋한 조각들이 맞춰지고 진심으로 나는 화성인이 되는 것이다. "They knew how to live with nature and get along with nature. They didn't t...
그런 날들이 있어요. 궁뎅이가 촐싹이며 마음까지 에부수수할 때 몸을 가볍게 하고 한적한 곳을 싸돌아 댕겨야, 겨우 책상머리에 앉아 할 일들을 주섬주섬 챙길 수 있죠. 간간이 학교에 갈 때나 일터에 가면서 헌책방을 지나치곤 했지만 ‘오늘은 헌책방에 가야지’라고 미리 다짐을 해두면서는 통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며칠 전부터 헌책방에 가야지하고 곱살지는데, “부깽 돈 없다며?” 라고 그루박아 말하더군요. 네 없어요. 그러나 자본주의는 돈 없는 나까지 ...
페미니즘 비평을 큰 틀 안에서 보자면 가부장적인 윤리적/인식론적 가설 토대를 드러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소위 ‘객관적 권위’에 대해 의문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그 ‘객관성’과 ‘권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제시하는 방법론은 페미니스트마다 제 각각의 입장을 견지하며 발전해 왔다. 『성과 텍스트의 정치학』에서 토릴 모이는 유물론적 페미니즘 전통 아래서 영/미 페미니즘이론과 프랑스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비판적...
pc통신을 시작할 때부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할 것 없이 써왔던 닉이 있다. 인터넷이 한창일 때 온갖 사이트도 이 아이디로 가입을 하곤 했는데, 처음 빠꾸 맞은 게 네이버에서였다. 제 작년인가 naver에 가입을 하려는데 글쎄 이미 있는 아이디란다.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잊은 줄 알고 한참을 헤매다가 정말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누굴까 퍽 궁금하다 말았는데, 민중의 소리 블로그와 바이러스 블로그에서도 antimi...
하늘은 흐리멍텅 춥기는 오질라게 춥고 오랜만에 교보를 향해 활보할까 종각지하도를 나서는데 바람이 휙 하고 으스스 속삭이더라. 따뜻한 지하도와 연결되는 영풍으로 가라고. 나는 왜 다른 사람들보다 추위를 더 탈까 아무리 고민해 봤자, 결론은 쿨맥스 액티브 내복밖에 떠오르는 게 없고, 그렇다고 여름에 더위를 안 타는 것도 아니고, 날씨는 사시사철 징글맞게 나와는 멀어져만 간다. 나이 탓을 해보고 싶지만 울 엄니도 안 춥다는데 감히. 나는 한낮의 섭씨...
전화로 메일 좀 확인하라는 소리를 끈질기게 듣다 지쳤다. 그래 확인 하마. 덕분에 몇 달간 몰라라 하던 것들을 뒤적이다가 ‘도메인 연장신청’에 관한 메일을 봤다. ‘아, 내게도 홈페이지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궁금해졌고 와봤다, 그간 변한 게 없구나. 사시나무 떨듯 기지개를 켜고 담배를 물었다.......
믹스라이스의 지은씨가 만든 프라이팬이에요. 이걸로 만든 쿠키를 먹으면 뭉클할 것 같죠. 22일 11시부터 쭉~ 서강대 도서관 옆에서 작은 대안무역이 열리는데, 이 때 맛보실 수 있어요. 23일 2시부터 국가인권위 앞에서 이주노조 집회가 있는데, 이 때도 이 프라이팬으로 만든 쿠키를 먹을 수 있고, 먹다 남은 것은 국가인권위로 보낼 생각이랍니다. 지은씨의 이런 생각이 아주아주 즐거워요. 외에도 작은 대안무역은 9, 10월 동안 여기저기서 계속 된...
버마행동(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살며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 대표 뚜라와의 만남 한국의 한 세기와 퍽 닮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있다. 독립운동과 군부독재 그리고 민주화 운동. 다른 점이 있다면 버마는 세기를 넘긴 후에도 민주화 운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투쟁은 버마 안에서 뿐만 아니라 타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뚜라씨가 이주한 한국은 "누구 보다 닮아서 누구보...
쪽글이나 메일(antimine.kr골벵이gmail.com) 주세요, 직거래가 좋고요, 부득이하게 택배로 한다면 비용을 부담하셔야 해요. 꼭 필요한 책인데 가난하면 그냥 드려요, 책 상태라던가 번역 문제나 내용 등등을 질문하시면 성실히 답할게요. 언제나처럼 오셔서 직접 사시는 분들에게는 맛난 커피를 대접해 드려요. 빨간색은 팔린 책이에요. 롤랑 바르뜨(Roland Barthes) 원서 Essais critiques / seuil - 500원 / ...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 Red army/PFLP: Declaration of World War 赤軍-PFLP 世界戦争宣言 아다치 마사오 足立正生 와카마츠 코지 若松孝二 1971 | 16mm | 71min | 일본 영화와 혁명 특별전을 통해 ‘적군/PFLP - 세계전쟁선...
부안에 다녀왔다. 영화제가 목적이었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노느라 영화는 딴전이다. 부안성당 한편에서는 천연 염색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됐는데, 티셔츠를 하나 사서 황토 염색을 했다. 숯 염색보다 좀 더 간편하다는 이유로 황토 염색을 한 건데 지금 다 말려서 널려 있는 옷을 보면 아주 잘했지 싶다. 색이 곱게 잘 뱄다. 세 번 정도 염색을 해야지 좋다고 했는데, 시간에 쫓겨서 겨우 두 번을 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빛깔이 사늑하다. 같이 염...
토요일 다급한 전화가 있었다. 크리스티앙이 인천공항 보호소로 넘어갔고 곧 출국 당하게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주노조가 그의 단식 보도 자료를 프레시안에 냈을 때, 법무부에서 즉각적으로 그런 일이 없다고 대응한 뒤 바로 일어난 일이었다. 인천보호소로 몇몇 동지들이 확인을 했지만 출국했다는 답변만을 들은 게 다였다. 오늘이 돼야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공감의 변호사들과 이주인권연대, 설동훈 교수 등등으로 이뤄진 ‘보호소 인...
신촌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다. 언제나 구석진 자리에서, 풍경처럼만 자리한다. 조리개 값 1.2, 중앙에 초점을 맞춘 사진에서 맨 구석 희미하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반 친구들에게 어쩌다 하고 싶은 말들은 혀끝을 맴돌다 이내 수그러든다. 말이 적은 편이었냐고? 말은 끊이질 않는다. 다만 소리가 되지 않을 뿐이다.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는다. 명동에서 어렵게 더빙해온 일본 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국어 선생이 신...
정태춘의 음악을 흥얼거리다가 퍼뜩 곽재구의 시(유곡나루)를 펼쳐 들었다. 별 게 아니라 청계천 8가를 읊조리다 김정환의 시(성탄)를 들추는 것 같은 것이다. 소리는 성대를 울리는 순간 벽 구석구석에서 울리더니 가슴팍으로 왔다. 이런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는 것은 나를 오래 돌보지 않은 것이다. 눈앞에서 맴돌던 것들이 숨 쉬면서 조잘댄다. 그러면 움직이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 내일 하루 정도는 이것만으로도 위안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몇 사람을 더...
7월 개인적으로 풍족한 달이었으나 관계를 두고는 판달랐다. 마음은 쉬이 가시질 않고 앙잘거리고만 있다. 적어두지 않으면 죄다 잊어버릴 것 같아서 언제고 시간이 되면 길게 늘여야지라고 쓴다. 3. 판타스틱 아시아 / 미친년 프로젝트 8. 끔찍하게 정상적인 13.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21. 인 디스 월드 30. 점거하라 31. 친절한 금자씨 하나하나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중립 - 롤랑 바르트 타이거 타이거 - 알프레드 베스터 여로의 끝 - ...
얼마 전에 「판타스틱 아시아」전을 보면서 김인규 씨 얘기를 들었다. 나를 가이드 해주던 분이 친한 사이라며 혹 아느냐고 물었을 때, 몇 년 전에 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던 교사정도로 기억했다. 실은 더 기억할 게 없기도 했다. 오늘 신문을 보니 대법원(주심 박재윤 대법관)에서 음란물 게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를 받아들여 고법으로 파기환송 했다. 존 클레랜드의 『패니 힐』은 1748년에 쓰였다. 클레랜드는 봄베이(...
자전거를 타다가 온도계를 본다. 아스팔트와 차들의 열기가 보태져 38도를 가리키고 있다. 가풀막진 길에서 숨이 가빴고, 선생의 말씀처럼 내 몸땡이가 형벌만 같다. ----- 작은대안무역 사이트를 개편하는데, 오래 손을 안 된지라 트리가 그려지지 않는다. 간간히 익혔던 php등도 까맣다. 몸으로 때워야지 했는데, 안다미씌우고 멀뚱거렸으면 싶다. 내 몸도 사이트도 그냥 쓰자고 해야겠다. ----- 춘천에 간다. 낡삭은 기억을 더듬어서 간다. 어제부...
이상훈, 혹시, b님과 함께 아노아르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5월 말(24일?)에 면회를 다녀오고는 처음인데 많이 야위었네요. 그간에 눈병으로 고생이 심했답니다. 지내는 건 워낙 출입국과 많이 싸워서 이제는 아노아르 사정을 어느 정도 봐준다고 하네요. 주변의 다른 이주분들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노아르에게 얘기해서 무슨 해결사처럼 됐더군요. 지금은 중국인들과 같이 있어서 퍽 답답하다고 합니다. 방안에 몇 사람이 있는데, 서해 EEZ에서 고기를 잡...
그제 크리스티안 면회를 다녀왔다, 마침 생일이라는데, 보호소에서 생일이라니, 축하는 듬뿍 해줬다. 크리스티안의 모습은 뭐랄까 보호소에 있으면서 얼굴이 그리 좋아진 사람은 처음이다. 술로 가슴츠레하던 눈은 광채가 나고, 가슬가슬하던 얼굴에 혈색이 도는 게 그간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다. 안 될 말이지만, 그 안에서 오래오래 투쟁해도 되겠더라. 크리스티안은 화성보호소로 갔다가 다시 목동출입국으로 오게 됐는데, 아주 특별한 경우다. 왜 그런지는 자신...
지난 3월 6일 고려대에서 라디카 동지를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하염없이 게을러서(바쁘기도;;;) 이제야 녹취를 풀고 간단하게 정리를 해서 올립니다. 389일간의 농성이 있었으나, 농성 해단식이후 농성투쟁단이나 이주지부(현 이주노조) 여타의 연대단위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막 끝났을 즈음엔 연대단위로써 평가 같은 것을 쓰려고 준비를 하다가, 그보다는 이주 분들의 목소리로 농성에 대해서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작은 대안무역 - 홍대 아우라 안녕하세요, 오늘! 토요일 홍대 아우라에서 작은 대안무역이 열립니다. 어제 자히드 가족과 마을공동체에서 옷을 보냈는데, 이번엔 큰 사이즈의 옷도 많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온 옷들 중 최고라는 소문이 파다해요. 오늘 아우라에서 새로운 예쁜 옷들과 액세서리- 카드, 팔찌, 목걸이, 귀걸이, 배지 등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나시와 반팔도 있어요 ~ *옷감에 자수 그림을 그리는 노동자 *자수를 놓는 방글라...
달린다. 희미하게 가로등만이 멀찍이 섰고 물안개가 자욱하게 길을 덮었다. 숨을 들이 쉴 때마다 온통 습한 비린내가 폐를 진동한다. 숨이 급하게 가빠오고 팔이 올라가질 않는다. 간혹 지나는 이들의 눈빛이 성가셔도 멈추지 않는다. 조금만조금만 하면서 예까지 왔다. 다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정수리부터 송글거리던 땀이 머리카락을 타고 흐른다. 그것이 이마를 따라 눈에 고였을 때 눈물이 났다. 그렇게 아픈 날들은 아무리 쥐어짜도 안 나오...
제목 : 끔찍하게 정상적인 (셀레스타 데이비스Celesta Davis 감독, 미국, 76분) 일시 : 2005년7월8일(금) 장소 : 광화문 미디액트(5호선 광화문역 5번출구 혹은 1,2호선 시청역 4번출구 프레스센터 방향 5분거리) 주최 : 10회 여성영화관객상기획단 주관 : (사)여성문화예술기획 더 자세한 내용은 여성주의영화 무료 시사회를 참고하세요. 아, 놀이방 운영은 안한다고 합니다. 지난 여성영화제에서 표를 구할 수 없어서 못 봤던 ...
지난 한 주 mi-ring은 충분히 떠들썩하다. 이런 들썩임은 가벼운 얘기부터 ‘남성 페미니스트’라는 얼핏 모순처럼 들리는 진중한 고민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가벼운’이라는 수사는 경망스럽거나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분주하고 좀 더 일상적인 것을 말한다. 챔피언을 쓰러뜨리는 것이 한방의 펀치가 아니라 무수한 잽이듯이 견고한 중심을 흔드는 것은 자잘한 주변의 분주함일 것이다. 대단치 않아 보이는 우리의 ‘가벼운’ 일상 말이다.(그를 핑계 삼아...
요전에 헌책방 앞에서 잠시 앉았는데, 지나는 이가 헌책방은 한 번도 안 가봤다며 옆 사람에게 중고는 너무 더럽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우선 들어가 보라고 권하고 싶었지만 팔자에 헌책방이 없는 걸 권한다고 될 일일까 싶어 말았다. 중요한 건 헌책방의 책들 대개는 더럽지 않다는 것이다. ‘더럽다’는 것은 손 떼 묻으며 자연스럽게 책이 낡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곱게 나이를 먹은 책과 전 주인에게 함부로 대해진 책은 확연히 모습이 다르다. 찢어지고...
저도 잘 안 오는 블로그지만 refeed를 통해서는 많은 분의 글을 읽고 있답니다. 그러다 mi-ring에 관한 글이 제 rss를 기준으로 폭주하더군요. : ) 이게 뭘까 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링크를 따라 글을 읽으면서 여성주의자이며 소수자운동에 지지를 표한다면 가입하라 길래, 가입했습니다. 네, 다시 읽어봐도 글을 안 쓰는 사람에 대한 혹은 어쩌다 쓰는 사람에 대한 제제가 없어서 우선 안도부터 합니다. mi-ring에 대한 자세한 소...
봄이 언제 다녀갔나 싶었을 무렵일까 참세상에서 ‘이꽃맘’이라는 이름의 기자를 봤다. 워낙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분이라 자주 이름을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이꽃망울’이라는 이름의 처자인데 3대 만에 집안에 여자가 태어나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란다. 고운 이름이고 이름만큼 사람도 고왔지 라고 기억해 본다. 이름이 생각 속에서 떠오르거나 혹은 기억들이 아무렇지 않게 아는 척하는 것과는 다르게 요전에 그와 우연히 마주쳤을...
우선 4월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평화를 위한 난장”이 대학로 마로니에에서 계속 됩니다. 지금까지 작은 대안무역(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모임)은 평화난장에 부스를 차리고 함께 했는데, 이번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평화난장에 가는 사람들은 다채로운 행사를 즐기다가 6시부터는 고 김선일 1주기 추모가 있으니 끝까지 참여하면 좋겠지요? 진심으로 함께 하고 싶어요. 광화문에서는 3시 30분부터 발바리의 떼거리 잔차질이 있습니다. 이번에 ...
방을 깨끗이 치웠다. 이번엔 모든 재떨이 대용품들도 없애버렸다. 머리를 빡빡 깎았다. 빡빡머리가 잘 안 어울리는 건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더위를 이유로 깎아봤다. ‘빡빡머리......’ 중얼거리는데 누구는 출소한 사람 같다는 말을 누구는 레옹 머리 같다는 말을 한다. 레옹? 호호 듣고 보니 괜찮네. 신대철 산문집도 있더라. 『나무 위의 동네』라고 89년에 청아에서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보게 됐는데, 쨍하고 해 뜨면 ...
작은 대안무역은 강제추방 이주노동자와 지속적으로 연대를 모색하던 중 시작하게 됐다. 그간의 사정이 여러 것이 겹치나 활동을 지속하면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내가 읊조리던 동력은 생활에서 발견해 내면 그뿐이다. 기존에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모임은 후원사업의 하나로 배지를 팔거나 모금이 주 활동이었다. 주로 집회에서 한정된 공간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지만 그래도 알차게 진행됐다. 그런데 이 모금을 지속한다는 것은 여러 이유...
강변에는 하천이 없다. 1911년 이래 강변의 하천은 말라버렸다. 1980년 여름, 나는 비로소 강변에 나타난다. 하천이 마른 지 69년째. 나는 강변이 사막으로 향하는 입구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급속히 사막족속이라는 정령이 활기차게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막을 향해. 강변, 강변이라 주문을 외우고, 급속히 사막족속, 사랑해야 할 저 건조한 모래알로 된 정령들이 나간다, 걸어간다, 날아간다. 사막을 향해. 어디에...
새벽에 머리를 쥐어짜며 책상머리에 앉아있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다. 머리보다는 어깻죽지와 엉덩이가 더 쑤신다. '15페이지 번역 정도야'라며 며칠간 룰루랄라 했는데, 10페이지를 하는데 어제오늘 꼬박 7시간을 투자했다. 아직 남은 페이지의 단어 한끝 한끝이 갑자기 죄다 꿈틀거리더니 슈우웅하고 머리 주변을 맴돌며 ‘약 오르지 약 오르지’하며 제자리로 돌아가질 않는다. 확 책을 덮어버렸더니 안정이 된다. 제발 뭐든 맞닥뜨려야 하는 버릇을 고쳐야 할...
새로 나온 책들이 꽤 된다. 근래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간 놓치고 간 것 중, 사고 싶은 게 몇 권 있다. 학교에 나가면서부터 한동안 멀찍했던 인문학 부문이 눈에 밟히고 ‘쫙’하는 소리에 베이고 싶다.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게오르그 짐멜 (김덕영, 윤미애 옮김) / 새물결 「Die Zeit, Der Morgen」등의 잡지에 발표한 글과 「사회학, 사회화 형식들 연구」에 수록된 글을 선별해서 수록했는데, 짐멜은 19세기 당시 지배적이던 거대담...
MovableType 이용자들의 경우 인코딩 문제로 한번 씩은 고민하기 마련이다. 기존에 Gratia님이 만들어 놓은 트랙백 인코딩 패치를 적용하다가 alogblog.com의 이종 인코딩 트랙백 변환 패치로 바꿨다. 트랙백을 보낼 때 조금 더 편하다는 것이 이유이다. 처음 트랙백 인코딩 패치를 하는 블로거들에게는 기존의 방법보다 훨씬 손쉬운 방법이다. UTF-8을 이용하는 블로그의 경우 rss를 EUC-KR로 내보낼 필요가 있는데, 이것도 플러...
토너 아저씨를 뵙고 왔다. 우리는 흔히 아저씨를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네팔 분 중에서 유일하게 교회에 다니기도 하거니와 술과 담배를 안 하시기 때문이다. 글쎄 그 이유 때문만 인가? 농성 해단식 이후에 교회에서 지내신다지만 예배드리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술은 농성 중에도 어쩌다 슬쩍 하시기도 했으니 이것만으론 뭔가 부족하다. 그러나 넌지시 되돌아보면 389일의 텐트생활이면 지칠 만도 한데 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추스르고 일정 정도 긴장을...
이주노동자합법화를위한모임에서 이번에 찍을 배지와 이전 배지들입니다. 1, 5는 새로 찍을 배지이고, 4번은 가장 단명한 배지이기에 아마도 귀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 7은 명동성당 농성단 대표였던 샤말타파입니다. 작년 2월에 출입국에 잡히고 4월에 강제출국 당했답니다. 이미 나와 있는 배지의 수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앞으로 찍을 계획이 없습니다. 곧 귀해지겠죠? ;; 3번과 6번이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3번은 그물총...
b님은 3.20 관련해서 얼마 전 한겨레에서 본 기사를 얘기한다. “스크린 앞에서 죽는 사람은 그래도 행복하다”라는 요지의 소말리아 관련 기사였나 보다. 어떤 글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지만 찾을 수 없다. 전쟁도 일상도 어느 하나가 부각되면 그와 동질의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사소한’이라는 레토릭으로 감춰진다. 그러나 어딘가에 중심을 실어 주는 것은 그것이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의 소외를 가져온다고 할지라도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데...
내일 고려대 학생회관식당에서 “수도권 노조” 기금 마련을 위한 이주노동자 후원 주점이 있다. “이주노동자합법화를위한모임(이하 지지모임)“에서는 ‘자히드 후원’을 위한 부스를 차릴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배지를 팔고 모금함과 유인물 대자보 피켓 등등을 준비하고 다른 단위와 함께 할 수 있는 수익 사업을 찾고 있었다. 부랴부랴 이것저것 준비를 하는 와중에 상당히 당황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부스는 차리되 모금함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연대단위에...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이 있었다. 1년이 넘는 농성투쟁이 끝났을 때 그들에겐 지친 몸을 추스를 방 한 칸은 고사하고 먹을 쌀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혹독한 겨울의 그 기억들을 견뎌내고 속속 다시 공장으로 일터로 돌아가지만, 정작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단속추방이라는 보다 더 무지막지한 현실이다. 그렇게 자히드가 끌려가 추방당했고, 그제 MB아저씨가 잡혀서 화성보호소에 있다는 소식을 들...
공과금 납부 때문에 은행에 갔다. 2,3분이면 끝났을 일을 장작 1시간 동안이나 직원과 실랑이가 있었다. 요 며칠 전까지 잘 쓰던 현금인출카드가 계속 오류가 나기에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다른 창구로 가보란다. 가서 기다렸다가 문제를 얘기했더니, 해지된 카드란다. 얼마 전까지 썼던 카드이고, 더욱이 해지한 사실이 없다고 했더니, 전산상으로는 해지 됐다고 나온단다. 그것도 2002년에 해지 됐다고 말한다. 해지 된 카드로 입출금이 가능한지를 물었는...
1년이 넘는 동안 명동성당에서 농성투쟁을 해왔던 자히드는 농성단 해단식 이후 경찰에 잡혀 강제출국을 당한 이주노동자입니다. 그의 귀향을 맞이한 것은 오랜 농성으로 지친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집이 아니라 가난과 질병으로 허덕이는 고통이었고, 오랜 타향살이를 귀담아주는 친구들의 웃음이 아니라 빚쟁이들의 성화가 먼저였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희망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몇 년을 일해도 갚을 수 없는 빚의 무게였습니다. 자히드는 자기 자신을 부...
7년째 일을 한다. 몇 달만 하고 말자며 시작했던 일인데 돌아보면 끔찍이도 오래다. 일주일에 두 번 많게는 세 번, 밤새 일을 하는데 올 때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첫 몇 년은 날을 새고 잠을 청하지 않고도 학교 수업을 별 탈 없이 마치고 다른 날보다 일찍 잠을 자는 정도였다. 수업 시간에 졸지도 않고 머리가 멍한 일도 없고 피곤이 일상에 미치는 탈은 없었다. 한 3년 전부터는 수업시간에 가끔 졸고, 제 작년에는 급기야 세미나 중에...
재홍이와 북한산에 다녀왔다. 구기터널 방면으로 올라서 비봉을 지나고 승가사 쪽으로 내려왔다. 좀 더 긴 산행을 즐기고 싶었는데, 아이젠을 미처 준비 못 해서 아쉽지만 일찍 맺음을 한다. 오늘 산행 코스는 처음이었는데, 한강과 일산이 훤하게 들어온다. 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먼 미래의 도시 같다. 그것이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그를 결정하는 것이 도시의 외양은 아닐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신촌에 들렀고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나는 책 분류를 꽤 잘해놓은 편이다. 밖에서도 어떤 책이든 꽂혀 있는 위치를 가늠할 수 있고 뭔가 필요한 책이 있으면 전화를 해서 동생이나 어머니께 책의 안부를 묻곤 한다. 이 안부란 그 책이 과연 책장 어디쯤 지금 있느냐 없느냐부터 책의 저자나 출판사가 어딘지 번역자가 누구인지 등등 책의 전반적인 것을 포함한다. 『러시아 인형』에 대해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해서 책을 찾기 시작했다. 당연히 꽂혀 있어야 할 곳에 책이 없다. 남미 문학이 있는 곳...
아무리 많이 먹고 날마다 디비자고 온갖 게으름을 달고 다녀도 살이 찌기는커녕 배조차 안 나온다. 물론 삼시세끼는 꼭 챙기고 간식은 물론이고 야참도 거르지 않는다. 몸무게는 61kg에서 왔다갔다, 춥다는 이유로 운동을 안 하면서 빠진 살이 2kg 정도. 야밤에 라면이 먹고 싶어서 양은냄비에 물을 올렸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천장을 두 번 보고 책장을 쓰윽 훑고 나면 물은 지글지글 끓는다. 마침 동생이 들어오기에 라면 먹을래? 그랬더니 라면이 없...
신촌에서의 약속 장소는 언제나 숨어있는책으로 한다. 공간의 익숙함은 시간이 주는 초조함을 씻긴다. 책장을 훑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Le paroxyste indifférent 』, 『Fragments - Cool Memories 3 』을 골라둔다. 『단상 - 차가운 기억들』은 번역이 안 됐던 것 같고, 『무관심의 절정』은 이은민 씨 번역으로 동문선에서 출간됐다. 원서는 들추다가 손에서 버려지곤 하는데, 찬찬히 끝까지 ...
며칠간 틈틈이 reBlog를 만들었다. 원래 블로그로 웹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험 삼아 이곳에 적용해본 것인데, 나름대로 물건이다. reBlog는 Link Blog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될 듯싶다. 다른 Link Blog를 이용해 보지 않아서 서로의 장단을 확인 할 수는 없고, reBlog는 Movable Type과 WordRress에서만 구동이 가능하다. reBlog는 refeed를 기본으로 한다. 웹상의 rss 리더기 라고 보면...
명동성당에서 389일간 농성투쟁을 한 동지들이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큰 족적이 아니래도 스스로 변해가던 동지들. 동지들이 힘이 된다고 늘 고마움을 전하던 분들. 그러나 보다 많이 내게 힘이 되었던 분들, '동지'라는 말보다 아저씨 형 누나로 익숙한 분들. 농성 해단식 이후 자주 뵙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식사를 마님이 먼저 제안했었나. 며칠씩 골머리를 알아가며 겨우겨우 일 하나를 치른다. 조금 다른 ...
게으름도 길면 지치기 마련이다. ‘짜릿하게’라는 인사를 떠올려 본다.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인사. 익숙한 것은 시들해지고 곧 잊히고 만다. 어느 날인가 ‘봄날’ 이라는 드라마를 보니 고현정이 이런 말을 하더라. “말을 하면 마음이 생기고, 마음이 생겨서 그 마음을 또 말하고, 그 마음을 또 말하다 보면 또 다른 마음이 생겨요” 하나를 줄곧 말해도 다른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싶더라. 내게 말을 건 내야겠다. ‘열심히 살자’고 또 그 마음으로...
메두사 되기 대개의 신화 기술과는 달리 '고르고'는 추악하고 무서운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메두사는 고르고 세 자매 중 막내의 이름이다. 고르고들은 여신들과 마찬가지로 불멸하고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메두사만은 죽을 운명이었다. 불멸의 종족에서 왜 하필 메두사만이 죽을 운명이었을까? 왜 신화 기술자들은 메두사를 죽이고자 했을까? '메두사'라는 어원을 찾아보면 '여성 지배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글쓰기는(신화를 기술하는 ...
지나고 나서 오래지 않은 것들이 있을까 만은 시간은 아뜩해지고 기억은 언뜻 온전하지 못하다. 이곳은 내 기록의 장소이다. 멀찍이 희미해진 것들을 다시 끄집거나 붙들어 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로 생성(devenir)을 힐책하자는 것이다. 멈추지 말자는 다짐이다. '너 연애하지?'라는 오해 속에서 새운 몇 날들 이상으로 기대에 차 있다. 그간 기웃거리며 접한 블로그와 rss에 대한 놀라움이라니! 살면서 수도에서 뜨거운 물이 나온 이후 이보다 더 큰 ...
지난 30일 해단식 이후 일주일을 더 지켜온 천막을 걷었다. 1년 하고 며칠, 천막 아래 썩고 묶은 것들만큼 모두가 착잡했고, 물로 씻어내고 흘려보낸다. 그들도 우리도 흘러갈 것이다. 시궁창이어도 고이지 않을 것이다. 할 말이 많다 명성 앞 호프 모두가 취하고 있다. 12월 7일......
헌책방에서 만나는 '우연'이 차츰 쌓이면, 언제고 찾던 책이 눈앞에 있을 때의 떨림과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책이 주는 설렘으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흥분된다’로 끝내기엔 결코 담아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오랜 시간 퇴적된 책 냄새, 그 빛바랜 종이에 눌린 시간이 한꺼번에 나를 들이친다. 그러면 몸이 훈훈해지는 게 어째 찬찬히 책을 살필 기운이 난다. 어느 때는 키보다 훌쩍 높아 벽이 되어버린 책들에서도, 구석 먼지에 홀대받...
밖에 나갈 채비를 하는데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뒀더라 끙끙거리며 뒤적이다 집 전화로 전화를 걸어본다. 웬 음악이 나오기에 잘못 걸었나 싶어서 끊었다. 다시 번호를 확인해 가면서 전화를 건다. 웬 음악은 여전히 나온다. 생각해보니 지난달엔가 컬러링을 이용하면 싸이월드 도토리를 준다기에 신청했던 서비스다. 한 달은 공짜 라더라. 하이든의 ‘세레나데'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대개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하겠지만 직접 듣는다면 ‘...
덥고덥고덥고 거기에 몇 가지 일이 짜증을 보탠다. '씨발'하고 외치고 싶다. 한 달쯤 됐나? 책장 옆에 쌀가마니를 두었다. 쌀에서 난 고자리가 책장과 책 틈마다 난리도 아닌 게다. 모든 책을 일일이 커버를 벗겨서 닦고 책장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들어내고 벽돌을 닦고 벽을 닦고 어디든 미세한 틈만 있으면 어김없이 자리를 튼 고자리를 쓸어냈다. 쓸어내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온 벽과 책 사이에 흐물흐물 벌레가 기어다닌다고 생각해봐라. 머리털이 실제...
이런 꿈을 꾸었다. 풀숲이 우거진 어둑한 산길에서 청솔모가 말을 건다. "여기는 사람의 발자국을 잊은 곳이에요. 이곳에 흔적을 남기면 산을 헤매던 영혼들이 당신의 발자국을 따라 걸을 테죠. 거기에서 그 영혼들이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세계를 기억해 낼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등 뒤에서 그 세계를 향해 팔매질하겠죠. 당신은 이쯤에서 돌아가는 게 좋아요. 거꾸로 가야 하는데 밟았던 길을 되짚어 뒤로 걸어야 해요. 발자국이 새로 생기면 그들은...
설프게 비가 내린다. 그치는가 싶더니 다시 부슬거린다. 숨책에 자전거를 묶어둔 것을 집으로 가져와야지 싶었다.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은 허벅지에 어떤 무리도 없다. 외려 바퀴에 딸려 발은 내 의지를 벗어나고, 바람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게다가 비까지 한몫하니, 속도는 거칠 게 없다. '비가 계속 오면 어쩌나'라고 생각 하는 순간 바퀴가 아스팔트를 엇나갔다. 왼쪽 무릎과 양손바닥이 듬성듬성 패였다. 살 껍질은 어디 있는지 안 보인다. 이거 참,...
같은 사건들. 만우절이다. “군사쿠데타로 자유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라는 이대 김용서 교수는 “당신의 제자라서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침묵시위로 인해 수업이 끝나고 뒷문으로 줄행랑쳤다. 강의실에 들어갈 때는 다른 제자들에 둘러싸여 취재진을 피했다. 내란을 선동하는 김용서와 해방 이후 최대 거물간첩이라는 송두율 중 누가 더 위험한가? 며칠 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서울중앙지법(이대경 판사)은 송두율 교수에게 7년 형을 선고했다. 송두율 교수는 정...
톰슨의 My Study가 위안이 될 때가 있다. " 난 내 책상으로 돌아간다. 만약 투쟁하거나 꿈꾸거나 함께 할 수 있다면, 누가 책에 밑줄이나 그으며 이 밤을 지새우려 하겠는가? " 브레히트가 「전쟁교본」의 후속 작품으로 쓰려고 했으나, 단 한 편의 시를 써 놓고 미완이 된 작품이 「평화교본」이다. " 잊지 말아라, 너희보다 못할 것 없는 많은 사람들이 다퉜다는 걸, 왜 자신들이 아니라 너희가 이곳에 앉을 수 있느냐...
어슐러 K. 르 귄의 「The Birthday of the World and Other Stories」세상의 생일과 다른 이야기들-을 선물 받았습니다. : ) 헤인 시리즈의 결정판입니다!!!? ;;; Coming of Age in Karhide The Matter of Seggri Unchosen Love Mountain Ways Solitude Old Music and the Slaves Women The Birthday of the Wor...
8시가 아직 한참인데, 휴대폰이 울린다. 낯선 번호인지라 갸우뚱하며 전화를 받는데, 119대원이란다. 응급실로 어머님께서 실려 간다는 소리가 다급하다. 양치를 하면서 해야 할일들을 정리한다. 이런 일에 허둥대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이다. 성심병원 응급실에 있다가 전에 수술했던 병원으로 옮긴다. 덕분에 신촌은 자주 들락거리지 싶다. 응급실은 밤새 술 마시다 속이 아파서 온 일행으로 도떼기시장 같다. 그런 소란이라니. 권지예의 ‘행복한 재앙’에나 나...
안경을 벗고 잠을 청하다 휴대폰 소리에 눈이 뜬다. 손이 가기가 멀어 벨 소리를 듣다 나는 지치는데 대체 누구인지 끈질기다. 천장을 멍하니 보는데, 하얀 벽에 우련 한 손자국들이 듬성듬성 있다. 내 방 천장은 반은 하얀색 페인트로 칠했고 반은 실크 벽지이다. 그 무거운 벽지를 천장에 바를 때 고사리 같은 손들이 엉겨 붙었다. 풀 묻은 손자국이 남아서 '이거 닦아 야지요?' 말했어도, 우리가 아니라면 저 자국들이라도 지금을 기억해야지 하고 내비 ...
내게 무엇이던지 저만큼 가치 있는 것이 있던가. 대가리 꼿꼿이 세우고 생각컨데 나는 너다. 이 삽화를 보는 내내 엉뚱하게도 모르스 앙리(Maurice Henry)의 데생이 오버랩 된다. 나는 자학의 시간이 길다. 개구리야 주먹을 더 굳세게 쥐렴, 황새야 세상은 늘 노랬잖니. 나는 힘껏 옭매던 밧줄을 놓을 테니 내 두 발은 시궁창이어도 좋아라. <Never ever Give up>의 출처가 궁금해서 여기저기 뒤져봐도 그린 이에 대한 ...
김훈은 무엇보다 풍경과 상처의 작가이다. 그의 마침표 끝에서는 어떤 풍경들이고 고스란히 살아난다. 무턱대고 보여 지는 것이 아니라, 내 과거의 편린들이 그의 결을 따라 한뜸 한뜸 기워 엮인다. 뒤돌아 보건대 덮었던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풍경은 온전치 않다. 말들이, 단어가 움직이고 나는 내 기억으로 비틀거리며 선다. 면도날에 손을 베인 것처럼 금방 선명하게 핏빛이 그어진다. 그러나 기억들은 흘러넘치는 법이 없다. 피들이 덩이져 굳어지듯 내 기...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가장 고귀한 자산을 던져버렸다. 국기와 국가가 잘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 개인이 거기에 반대할 권리 말이다. ........ 그리고 그와 함께 애국심이라는 기괴하고 웃기는 낱말에서 정말로 존중할 만한 모든 것도 버렸다.” 마크 트웨인의 전쟁을 위한 기도에 대한 몇 마디와 “3월20일 반전행동에 손잡고 가요”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괜스레 말을 늘리다 밥이 탔다. 내 밥.. ㅠ...
점점 요상한 기능만 하나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 9px | 10px | 11px 가 보이시죠? 바디부분의 폰트를 조절해 줍니다. 다른 곳은 그닥 불편할 것 같지 않아서 그대로 뒀고, 내용부분만 폰트 적용이 되게끔 했습니다. thegirliematters의 소스를 그대로 베꼈는데, 자바스크립트도 css와 마찬가지로 링크를 통해 불러 오고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소스가 말끔해 질 수 있겠지만, css도 헤매고 있는지라 천천히 봄이 오면 정...
커피포트를 밖으로 내놨다. 방안에 커피 향이 잔잔한 게 며칠은 좋더니 놈팽내와 합쳐져 궁상스럽다. 그보다도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듯해서 줄여볼까 하는 심산으로 손이 덜 가는 곳으로 치웠다. 올 들어 비운 커피만 어제로 1200그램을 넘겼다. 약탕기도 아니고 계속 지글지글 끓는 포트도 고생스러웠을 게다. 내 속이 아픈 줄 모르다가 ‘아니 내가 입맛이 안돌다니’란 생각을 짚다보니 아무래도 원인이 커피였지 싶다. 관계란 언제나 일방향이다. 나는 ...
오랜만에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오랜만이라고 말하는 게 겸연쩍을 만큼 드문 산행이지만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새삼스레 감탄과 감사를 보냅니다. 백운대에서 바람은 가슴을 휑하니 뚫고 갑니다. 묵고 곯은 것들도 덕분에 얼마만큼 가셨습니다. 모든 게 관계없지만 그 관계없다는 말이 가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진균 성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내내 투쟁하시던 때와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현...
보일러 사태(사태? 암 사태지)로 영 개운치도 않고, 만원 전철에서 사람들에 치여 짜증이 갑절이 되는데, 순간 저어기서부터 우러나오는 노래, ‘날아라 날아라 썬더보드호 비추어라 비추어라 천년여왕아~♬’ 집에 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한다. 역시! 그 세세한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무한한 향수를 돌보는 이들이 있다. 소리바다에서 김국환 아저씨가 부른 천년여왕과 은하철도999를 다운 받는다. 하록 선장은 검색이 되질 않고 있어. 애꾸눈 선장...
‘토요일이네‘라고 짧게 뱉는 말이 한 주의 긴장감을 일순 풀어버리는 탄성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주 토요일, 좀 더 편히(여기서 얼마나 더 편해질 수 있을까 만은)쉬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무럭무럭 피어오는데, 마음과는 다르게 보일러 공사를 구경 참견 세면 먼지를 들이마시며 얼렁뚱땅 보낸 견적이 43만원 이었다. 주말 비용치고는 꽤, 꽤? 좇나 많이 나갔지만 앞으로 아껴가며 잘 살아야지 위안하며 넘겼다. 겨우 넘겼단 말이다. 사흘 후 ...
1. 레비나스에서 비극이 불가능한 이유. 필립 네모가 "어떻게 사유가 시작되는가?" 하고 질문했을 때 레비나스는 "이별이나 폭력적 장면,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간의 단조로움에 대한 의식, 이와 같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상처나 망설임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한다. 이것은 고통, 비극이 바로 사유의 시작임을, 특히 레비나스적 사유의 시작임을 암시해 준다. 레비나스 고통의 철학에서 아마도 가장 흥미로...
사랑은 단순한 신체적 메커니즘이 아니다. 특히 대상을 열렬히 사모하는 경우에, 그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게 하고. 우리 자신을 전적으로 헌신하게 한다. 또 사랑은 우리의 형이상학적 의미를 증거하는 힘이기도 하다. - 메를로 퐁티 돌스 (Dolls) / 기타노 다케시 - 타자와 만나기, 사랑하기 영화는 메이도노 히캬쿠라는 분라쿠로 시작되고 있다. 이 분라쿠를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보고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그 공...
김영하의 등단 작품은 누가 뭐래도 95년에 발표한 거울에 대한 명상이다. 어설픈 시뮬라크르와 나르시시즘 그리고 반전을 적절하게 섞여 나온 퓨전 소설. (제목도 그런가? 김이소의 ‘거울 보는 여자’와 ‘칼에 대한 명상’을 싹둑 잘라서 붙여 논 듯한, 김이소 소설이 나중에 나왔을까? 웃자고 한 말이니 패스 ^^) 김영하의 작품 중 하나를 꼽으라면 뭐가 있을까, 남진우를 대상으로 한 거 아니냐는 의혹을 남겼던『흡혈귀』? 일그러진 욕망과 판타지가 뒤...
헌책방 동호회에 올린 글입니다. --------- 무균무때(주방용) - 책 표지를 닦는 게 가장 탁월한 세제 중 하나이며 냄새가 역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세제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닦느냐 역시 중요합니다. 동네 ‘무조건 천원 코너’에 가시면 안경 닦는 천 비스름한 거 살 수 있습니다. 안경 닦는 천보다 두껍고 크죠. 이 두 가지가 준비되면 대부분 책을 새책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물파스 - 책 표지에 볼펜이나 사인펜 자국을 지울 때 물파스를 한 ...
며칠 비가 추적거리는 게 몸이 한없이 늘어진다. 이런 날이면 한적한 곳을 싸돌아 댕겨야, 겨우 책상머리에 앉아 할 일들을 주섬주섬 챙길 수 있다. 이따가 걷자며 곱살 진 마음을 달래는데 금세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려앉는다. 한적한 길로만 여기던 곳도 네온사인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번화가 못지않게 오가는 이들이 많아진다. 골목 끝을 돌자마자 헌책방이라는 녹색 간판이 섰다. 퍽 오래 전에는 버스를 타다 ‘헌책방’이라는 팻말이 눈에 띄면 무작정 내리곤...
헌책방에서 만난 출판사의 수를 헤아릴 수 있을까. 아직 동네서점 한 귀퉁이나 인터넷, 대형서점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출판사부터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재미난 출판사까지. 책을 읽는 이들 나름대로 자신에게 특별한 출판사가 있을 텐데, 책의 내용을 떠나서 출판사가 책 구석에 슬쩍 적어놓은 글만으로도 정이 가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걸 찾아 읽는 맛도 쏠쏠하다. [새와물고기]는 헌책방의 끝간데없는 베스트셀러일 것이다. 물론 시집이나, 유머집 같은 다...